걷기 힘들 만큼 무릎 통증이 심한 날이었다. 식당까지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아 밥을 포장해 오기로 했다.
실버타운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있다. 실버타운마다 다르지만, 보통 1000원~ 3000원 정도의 배달료가 붙는다.
그런데 오늘은 남편이 직접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이런 일이 낯설지 않다.
옆집 사람이 아프면 식당 밥을 포장해 가져다 주기도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활이다.
휠체어를 밀고 오는 부부를 자주 본다. 앉아 있는 쪽은 대개 아내이고 뒤에서 미는 쪽은 남편인 경우가 많다. 남편이 아프면 아내가 밥을 해 줄 수 있지만, 아내가 아프면 일상이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부부가 밥 때문에 실버타운을 선택한다. 밥 한 끼의 문제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울집 남편은 먹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날은 고창 실버타운 식당에서, 또 어느 날은 힐링카운티 식당에서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먹고 내 몫은 포장해 온다.
힐링카운티는 매일 이용하다 보니 직원들이 내 얼굴을 안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것도 알고.
그래서인지 포장된 반찬을 열어 보니 김치와 호박나물이 꽉꽉 눌러 담겨 있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작은 성의에서 문득 감동한다.
실버타운에 산다는 것은 단순히 편한 곳에 머무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불편을 메워 주며 그렇게 함께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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