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 일을 할 때는 치열하게 살다보니 까칠해질 때가 많았었고 그래서 아내의 마음을 상하게 할 때도 많았는데 이제 은퇴를 앞두고 제 마음이 넉넉하니 아내가 넘 좋아합니다.
제가 설거지도 많이 하고 대화도 많이 하고 집안에서 운동도 같이 하고 밖에 나가 둘이서 외식도 자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등 좋은 날들입니다.
오늘도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갔는데 서빙하시는 젊은 여자분이 누군가를 닮은 것 같다고 둘이서 고개를 갸웃했는데 제가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아하!! 생각이 났습니다. 돌아와서, 여보, 한국에 있는 처남댁 닮은 것 같지 않아? 하니 둘이서 박장대소를 했고, 그 분이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시길래 설명을 했더니 그 분도 웃고. 오늘 외식은 정말 유쾌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팁 25%. 아내가 사줬는데 자기 용돈이 제 용돈보다 훨 많거든요... (수입원은 하나)
식사 후 아내가 드라이브를 하고 소화시킨 후에 집에 가자고 합니다. 오늘부터 섬머타임이 시작이 되어 해가 늦게 지니 운전하기에 좋아 이곳 저곳 드라이브하는데 사슴 6마리 가족이 무리를 지어서 길을 턱 막고 있습니다. 잠시 멈춰섰더니 (뒤에 오는 차들도 모두 스톱) 사슴 가족이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내의 모토처럼 가난하지도 않게 부유하지도 않게 살면서 $$$ 보다 중요한 것은 화목이라는 것을 다시 체험하는 하루였습니다. 근데 화목하려면 서로 자신을 내려 놓고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내와 이렇게 잘 지내니 은퇴 전의 identity를 빨리 잊어버리고 행복하고 즐거운 백수로 은퇴를 잘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