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작년 이맘때 괜찮은 회사를 다녔고 와이프 간섭 없는 11억의 금융자산이 있었습니다. 딱...1년 전이네요... 모두 현물 코인이었죠.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등... 회사에서 짜증날때마다... 돈이 있다보니, 확 그만둘까! 어디가서 5백 못 벌겠어! 라는 생각도 있었고, 25년 하반기에는 싸이클 상, 가만히만 있어도 최소 20억 정도의 금융자산은 될꺼라고 확신했습니다. 여보! 회사 그만 둘께! 1년에 생활비 1억씩은 무조건 보내줄께.. 100%야!... 그렇게 호기롭게 안심시키고... 25년 초, 다니던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어느날, 자주 보던 유튜버의 무료강의를 보았습니다. 현물 비트코인 유튜버였는데... 전혀 하지 않던 선물투자에 대해 설명하며, 후킹을 하더군요. 자기 회원의 상당수가 선물 포지션으로 비트코인 갯수를 늘리고 있다고요. 누구는 1개로 벌써 안전하게 3개를 만들었고, 다른사람은 2개로 벌써 5개가 되었다고..
그 강의를 듣고, "아...선물이 마냥 위험한 것만은 아닌가보구나... 완전 신세계구나.. 나는 지금까지 바보처럼 기회비용을 날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그날 새벽.. 떨리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찾아가며 선물투자 방법을 검색했고, 업비트의 비트코인 일부를 팔아... 바이낸스로 옮겼습니다. ISOLATE, CROSS 이런 기본 적인 지식도 없이, 1억 6천 정도로 선물 포지션을 잡았습니다. 불안했지만, 이 정도 금액이면 자산의 일부고, 죽어도 청산이 안 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 후, 하락이 이어졌고, 물타고 물타다 딱 3개월 만에 거의 모든 재산이 청산 당했습니다.
3달 내내, 맨 정신으로 감당이 안되니.. 술만 마시며 기도하고 기도했습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24시간이다 보니, 청산이 언제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도 잘수 없었고, 설잠을 자다가도 청산위험을 알림이 울리면 어린아이처럼 울먹이며 컴퓨터로 뛰어가곤 했습니다. 깡소주를 글라스로 마셔가며 모니터만 쳐다보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밥도 먹을 수 없었고, 숨도 안 쉬어 졌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경험을 했지만, 정말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하락 빔으로 전부 청산이 되니, 허탈한 생각에 실성한 사람처럼 실소가 나오더군요. 그 이후, 정신과 약을 먹었습니다. 산책을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대낮에 길을 걷다가도.. 나도 모르게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했습니다. 40대 후반, 개털... 백수....
지금은 이사했지만... 자주 가던 해장국집, 혼자 해장국과 막걸리를 먹으며 눈물을 닦는 이상한 사람을... 못 본 척 해주시던 주인 아주머니가 떠오르네요..
경력 20년 정도 구인공고가 나오면, 100대 1은 기본, 200:1, 300:1이 대부분이더군요. 이제야 월급 3백, 4백, 5백만원... 직장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직장인 무리만 봐도 부럽습니다.
돈이 없으니, 정말 서럽더군요. 있을 때는 과소비는 안 했지만, 항상 마음은 여유로웠습니다. 지금은 만원 한장 쓰지 못하니... 어디도 못 나가고 , 누구도 만날수도 없고, 집에만 있게 됩니다... 1년 전만해도 고급 맛집만 찾아다녔는데... 오랜만에 친구 보러 가는 길에 제 검색어를 보며 제 현실을 실감했습니다. "선릉역 소주 3천원"...
망하면, 가까운 사람들도 연락을 잘 안하더군요...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도... 내 인생에서 그렇게 큰 의미가 아니였다는 걸 이렇게 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1년간 히키코모리처럼 집에만 있었는데... 다음 주부터는 저녁 택배알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식을 해보려고 일부러 저녁으로 잡았습니다.
예전에는 하찮게 생각했던 100만원... 최근에는 박박 긁어모아, 500만원으로 오랜만에 주식을 시작했는데 열심히 해도... 이 좋은 장에 2달 동안 수익이 없네요... 전업으로 가정을 꾸려가는 분들.. 정말 대단한 거 같습니다.
오늘은 그냥 울쩍해... 제 작년의 경험담을 한번 끄적거려봤습니다. 글만 써도 눈물이 핑 도네요...
돈 그릇이 안 된 사람에게는 돈이 붙어있지를 못하는 거 같습니다. 여기 계신 분은... 저처럼 멍청한 실수를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