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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동산칼럼] 압구정의 균열, 부동산 시장은 변곡점에 섰는가2026-03-1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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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도 서울 압구정동을 비롯한 이른바 강남 핵심지는 부동산 불패의 상징과도 같았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발언에도 시장은 결국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는 존버의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 이 난공불락의 성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금매물이 쏟아지고 호가가 수억 원씩 하락하는 현상은 단순한 조정 국면을 넘어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변화의 가장 직접적인 동력은 계산된 생존 본능이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자산가들의 셈법이 빨라졌다. 5월 9일이라는 데드라인을 넘길 경우, 양도 차익이 큰 다주택자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시세보다 5억 원을 낮춰 팔더라도, 세금으로 10억 원 이상을 더 내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현실적 판단이 초초급매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막연한 우상향 신화에 기대지 않고, 정책의 실효성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정부의 태도 역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새벽 시간 SNS를 통해 직접 메시지를 던지며 투기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똘똘한 한 채 전략에 대한 경고다. 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용 비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장특공)조차 이상하다며 축소를 시사했다. 이는 다주택자 압박을 넘어 1주택 투기 수요까지 정조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지방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도 규제 드라이브를 멈추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기류는 시장에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는 2주 전 10건에 불과했던 매물이 20건으로 두 배 늘었고, 신축 단지에서도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세입자의 계약 기간 문제로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현실적인 장애물이 존재하지만, 정부가 잔금 납부 유예 등 보완책을 검토 중인 만큼 공급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의 현상을 일시적인 세금 피하기용 투매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는 보유세 강화와 조세 정의 실현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과정이다. 부동산이 더 이상 사두면 무조건 돈이 되는 확정 수익 모델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때, 비로소 시장의 비정상적인 광기는 가라앉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관성 있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여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어야 한다. 동시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섬세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난공불락 압구정이 흔들리는 지금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투기의 장에서 주거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MBC 뉴스 보도(2026.02.06)를 참고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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