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든, 돈이든, 관계든 너무 가까이 다가갈수록 오히려 판단이 흐려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처음엔 관심입니다. 잘 되길 바라는 정도의 감정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는 것과 집착하는 것의 경계는 조용히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사랑에서도 그렇습니다.
처음엔 그저 마음이었습니다. 함께 있고 싶고,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점점 내가 한 만큼을 바라게 됩니다. 내가 준 시간, 내가 쏟은 감정, 내가 참고 기다린 마음만큼을 돌려받고 싶어집니다.
그때부터 사랑은 조금씩 무거워집니다.
배려는 기대가 됩니다.
관계가 끝난 뒤에야 조용히 돌아보게 됩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결론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천천히 쌓여 있던 과정과 순간마다 스쳐간 감정들이었습니다.
돈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얼마를 벌었는지, 이번 달 수익률이 몇 퍼센트인지.
숫자를 자주 확인하기 시작하면 관리는 점점 통제가 됩니다.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정해둔 결과에 맞추려 애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수치를 채우기 위해 들어가지 말아야 할 자리에도 들어가고, 기다려야 할 순간에도 손을 먼저 쓰게 됩니다.
결과를 기대하는 순간, 과정은 뒷전이 되고 원칙은 가장 먼저 흔들립니다.
장면은 다르지만, 흐르는 맥락은 비슷합니다.
가까워질수록 개입이 많아지고, 개입이 많아질수록 기대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어느새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과정보다 결과가 앞서고, 지켜야 할 원칙보다 얻고 싶은 결론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럴수록 판단은 흐려집니다. 문제는 무엇을 기준에 두고 있었느냐입니다.
과정을 기준에 두면 결과는 따라오고, 결과를 기준에 두면 과정은 쉽게 무너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