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따라 묘지가 층층이 놓여 있었다.
멀리서 보면 작은 마을 같다.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 시간만 조용히 쌓여 있는 마을이다.
요즘은 봉분을 만드는 매장묘보다 화장 후 유골함을 모시는 봉안묘를 더 많이 선택한다.
관리도 수월하고 한 자리에 여러 가족을 함께 모실 수 있기 때문이다.
봉안묘도 종류가 있다. 부부 봉안묘, 가족 봉안묘. 3대 이상을 모시는 대형 봉안묘.
몇 위(位)를 모시느냐에 따라 2위, 4위, 6위, 9위, 16위. 그렇게 나뉜다.
사람들은 이곳을 둘러보며 죽어서 머물 자리, 마지막 집을 고른다.
전망이 트였는지, 명당인지 아닌지. 그렇게 따져 보다가 정해지는 몇 평의 공간. 그곳에는 한 사람의 인생과 한 가족의 시간이 조용히 함께 묻힌다.
많이 가졌던 사람도, 이름이 알려졌던 사람도 결국은 이 작은 자리에 이름 하나로 남는다.
묘지를 내려오는 길에 괜히 하늘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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