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마지막 태양이 저물어가는 섣달그믐입니다. 예부터 동양에서는 이날을 단순히 한 해가 끝나는 날로 보지 않았습니다. 음(陰)의 기운이 극에 달해, 비로소 양(陽)의 기운이 태동하는 변곡점으로 여겼습니다.
시장의 파동 속에서 한 해를 보낸 우리에게, 오늘 하루는 주식 창을 잠시 닫고 동양 사상에서 말하는 순환과 비움의 이치를 통해 내년의 승기를 구상해 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함께 세 가지 동양적 지혜를 다루 겠습니다.
주역의 핵심 원리인 물극필반은 사물의 기운이 극단에 이르면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입니다.
2025년 시장을 지배했던 특정 섹터의 광기, 혹은 우리를 절망케 했던 하락의 공포 또한 하나의 극단이었을 뿐입니다. 투자자로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현재의 추세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일 거라 생각합니다.
동양의 지혜는 달도 차면 기울고,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이미 봄의 씨앗이 움트고 있음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2025년의 수익에 자만할 이유도, 손실에 매몰될 필요 또한 없다 생각합니다.
1월 2일에 열리는 장은 완전히 새로운 기운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낡은 추세에 매달리기보다, 새롭게 고개를 드는 양의 기운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장자(莊子)는 마음이 비어 있으면서도 고요한 상태인 허정(虛靜)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마음을 연못에 비유했고. 연못이 흔들리거나 얼어붙어 있으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출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1년간의 매매 기록이 후회와 미련으로 남아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아직 2025년이라는 겨울의 얼음 속에 갇혀 있는 거라 생각 합니다. 얼어붙은 거울로는 2026년 시장의 미세한 변화를 읽어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 밤 우리가 할 일은 마음의 얼음을 조용히 녹여내는 일일 것이고. 수익의 환희도, 손실의 비탄도 잠시 내려놓으셔도 된다 생각합니다. 마음이 텅 비어 고요해질 때, 비로소 시장이 보내는 신호들이 왜곡 없이 여러분의 시스템 즉 원칙 에 투영될 것이고. 비워야 채울 수 있고, 고요해야 멀리 볼 수 있을 거라 생각 합니다.
장자에 등장하는 백정 포정은 19년 동안 소를 잡았지만 그의 칼날은 처음과 다름없이 날카로웠다고 합니다. 그 비결은 힘이 아니라 결을 보는 눈이었습니다. 뼈를 자르려 하지 않고, 뼈와 살 사이의 틈을 따라 칼을 움직였을 뿐....
시장이라는 거대한 소 앞에서 우리의 칼은 곧 매매 원칙 일 것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시장과 싸우려다 자산과 정신력을 동시에 소모합니다.
2026년의 우리는 굳이 시장에 정면으로 맞서는 백정이 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시장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틈, 즉 거래량과 가격이 형성하는 결을 따라 칼을 조심스럽게 밀어 넣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 결이 보이지 않을 때는 칼을 거두고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가장 고수다운 선택일거라 생각합니다.
원칙이라는 칼날을 무디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새해를 맞이하는 가장 강력한 준비가 될 거라 믿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회원님들 2025년이라는 거친 산맥을 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동양의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순환입니다. 오늘의 끝은 내일의 시작과 닿아 있고, 오늘의 비움은 내일의 채움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대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도인(道人)의 마음으로 잠시 쉬어가셔도 좋지 않을까요? 섣달그믐의 이 깊은 고요함 속에서 여러분의 내공은 생각보다 단단해질 것입니다. 1월 2일, 더욱 날카로운 원칙과 맑은 마음으로 다가올 새해의 시장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성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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