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령(秦岭)산맥의 바람이 마지막 매서움을 떨쳐내고, 곡강(曲江)의 물결이 첫 윤슬을 띄울 때, 생기를 품은 절기 경칩(驚蟄)은 고풍스러운 운치와 맑은 바람을 타고 장안의 붉은 담장과 먹색 기와를 넘어와 이 천년 고도의 모든 부드러움과 생동감을 깨웁니다.
중국 옛사람들은 이르기를, "2월의 절기는 만물이 진에서 나오니, 진은 곧 뢰이라, 그리하여 경칩(惊蛰)이라 한다(二月节, 万物出乎震, 震为雷, 故曰惊蛰)"라고 했습니다. 옛 이름은 '계칩(启蛰)'이었으나, 한나라 경제 유계(刘启)의 휘 를 피하기 위해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한 줄기 우렛소리는 곧 천지의 호령이 되어 겨울의 정적을 몰아내고,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생명들을 깨웁니다. 흙 속의 벌레들은 조용히 땅을 뚫고 나오고, 가지 사이의 새순은 은은하게 향기를 내뿜습니다. 심지어 천년 성벽의 벽돌 틈새에도 고요함을 깨는 봄의 소식이 스며들어, 장안의 천년 문맥(文脉)과 부드러운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봄바람이 온기를 전하니, 시의 운치가 장안에 가득합니다. 경칩의 생기는 예부터 문인 묵객들의 영감 원천이었습니다. 위응물(韦应物)은 "가랑비에 온갖 풀꽃 새로워지고, 한 줄기 천둥에 경칩이 시작되네(微雨众卉新, 一雷惊蛰始)"라고 읊으며, 봄비가 만물을 적시고 천둥이 새로운 여정을 여는 생동감을 노래했습니다.
원진(元稹)의 "양기가 처음 경칩에 깨어나니, 빛나는 봄빛이 대지에 가득하네(阳气初惊蛰, 韶光大地周)"는 피어오르는 양기와 흐드러지게 핀 꽃들의 장관을 그려냈습니다. 육유(陆游)의 "천둥과 바람이 경칩의 문을 두드리니, 하늘이 열리고 땅이 개벽 할때 처럼 대자연의 섭리가 돌아가네(雷动风行驚蟄户,天开地辟转鸿钧)"라는 시구는 경칩의 웅장한 생명력과 천지의 호쾌한 기운을 남김없이 담아냈습니다.
천년 전 장안의 문인들도 아마 이런 계절에 봄나들이를 즐기며 시를 짓고 읊었을 것입니다. 경칩의 시심은 '곡강유음(曲江流饮, 곡강에 술잔을 띄우고 즐김)'의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내려앉았고, '안탑제명(雁塔题名, 대안탑에 이름을 새김)'의 영광 속에 새겨졌습니다.
천둥소리는 멀어지고 봄기운은 더욱 짙어집니다. 장안의 경칩은 만물을 깨우는 천둥의 웅장함이자, 시의 운치가 흐르는 부드러움이며, 평범한 일상이 주는 치유입니다. 그것은 고성벽의 청벽돌과 먹색 기와 사이에, 진령산맥의 겹겹이 쌓인 푸르름 속에, 옛 서안의 정겨운 골목 풍경 속에 숨어 있으며, 봄으로 향하는 모든 이의 발걸음 속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천둥이 봄의 귀환을 알리고, 장안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희망이 가득한 이 계절에 봄날의 초목처럼 태양을 향해 자라나고, 장안의 고풍스러운 멋처럼 오래도록 향기를 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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