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비자발적 장기 투자를 하는 마음은 착잡하죠. 원해서가 아니라 본전을 찾으려고 기다리다가... 조금 더 원금 회복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 소위 '물타기'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각자 포트폴리오를 짭니다. 한 10 종목을 골랐다고 해 보죠(개별 종목이든 ETF든). 그 중에서 1-2 종목에서 파란 불이 나는 건 흔히 있는 일입니다. 3종목까지 손실을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4종목까지 파란 색이라면... 걍 종목을 잘못 선정하시는 겁니다. 이것은 기업 분석이나, 목표가 또는 손절 라인도 제대로 설정하지 않은 채 남들이 좋다니까, 그냥 들어간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부가 안 돼 있는 거죠. (이런 초보 내지 공부가 안 돼 있는 분들은 절대 개별 종목 고르면 안 되고, 그나마 ETF를 사셔야 합니다)
이 때 잘못 선택한 주식에 평단을 낮추기 위해서 추가 매수를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한마디로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에 다름 아닙니다. 제 이야기가 아니에요. 제시 리버모어가 한 말입니다. "물타기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헛된 기대를 계속해서 가져가는 사람이다." 곱버스 종토방을 가보세요. 자신이 강흥보의 뻘소리를 듣고 잘못 투자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오른다고 기우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나기를 기다리고, 윤석열을 구출하러 트럼프가 항공모함을 띄운다 하고... 이쯤하면 투자가 아니라 종교입니다. 그냥 종교면 좋게요? 사이비 종교입니다.
그래서 초보자분들은 매매일지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단지 매수가, 매도가, 수량만 적지 마시고... 종목을 선정한 이유, 목표가, 손절가... 이것을 명확하게 정해놓고 투자해야 합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이 -10%를 손절가로 정하라 권하는데, 실제 투자를 해 보신 분들은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아실 겁니다. 전 -15%를 손절 라인으로 잡습니다. 내가 실수했으면 인정하고,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고 솔직하게 매매일지에 기록합니다.
피터 린치가 말했지요. "꽃을 꺾지 말고, 잡초에 물을 주지 마라." 물타기는 '잡초에 물을 주는 행위'입니다.
초보자들은 지금 장이 좋으니... '원래 주식장이 이런 건가 보다' 생각하십니다. 또 '내가 주식에 재능이 있구나. 천재였나 봐' 하는 분도 계십니다. 천만에요. 20년 이상 하신 분들은... 이번 강세장이 몇십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는 걸 잘 압니다. 돈 벌었어도 실력으로 번 게 아닙니다. 2년 전으로 돌아갔으면 전부 돈을 잃었을 분들입니다. 이걸 인정하고 공부하셔야, 나중에 내 실력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강원랜드에 가서 도박을 한다고 해 보죠. 각종 게임의 룰도 모른 채 테이블에 앉는 플레이어가 돈을 벌 수 있을까요? 탈탈 털려서 차도 전당포에 맡긴 후 기차 타고 돌아와야 할 겁니다. (차비도 빌려서요). 공부 하지 않고 유튜브나 리딩방의 부추김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100% 시드를 털리실 겁니다.
중요한 포인트 하나: 물타기는 안 되지만, 불타기는 가능합니다.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 하에 추가매수에 들어가는 거니까요. 다만 여기에도 '왜 저번에 더 들어가지 못했나' 반성을 토대로 불타기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도 평가가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지요.
정리하면: 물타기는 절대 하지 말고, 정해 놓은 원칙에 의거 피도 눈물도 없는 손절을 하라. 장세가 좋으면 불타기는 할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들도 손실을 냅니다. 그러나 칼 같이 손절합니다. 워렌 버핏이 투자 원칙으로 "원금을 잃지 말라"고 말했는데, 이걸 '손실이 0이 되게 하라'는 말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손실을 최소화하라, 원금은 그렇게 중요한 거다'라고 해석하시는 편이 타당합니다. |